한국교통硏, 친환경 트럭 구매의향 설문조사
화물차주 285명·녹색물류기업 11개사 대상
차주 45%, 전기·수소·HEV 트럭 구매 의향
60%는 “충전인프라, 차량성능문제 우려된다”

노후 화물차에 대한 억제 정책과 디젤 상용차를 대신할 친환경 연료에 대한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한국교통연구원이 국내 화물차 시장 수요자 중 영업용 화물차 운전자를 대상으로 전기트럭과 수소트럭 등 친환경 화물차 시장의 확장 가능성을 분석하고자 ‘친환경 트럭 구매의향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은 2020년 9~10월 중 영업용 화물차 운전자 285명과 국토교통부 우수녹색물류실천기업으로 선정된 대표 물류기업인 용마로지스, 한진, 한국통운, 세방, 대신정기화물자동차 등 총 11개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차주 45%, “다음차로 친환경트럭 선택 가능”
먼저 차주들의 차기 구매 희망차종으로는 의외로 디젤트럭이 아닌 전기와 수소, 디젤하이브리드(Diesel Hybrid Electric Vehicle, HEV) 등 대체연료를 활용한 친환경 트럭을 선택한 차주가 전체 응답자의 45% 수준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 가격이 현재 디젤트럭과 같을 경우, 이 비율은 81%까지 상승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차주에게 ‘차기 구매희망 차종’을 묻는 질문에 다음번에도 역시 디젤 트럭을 구매하겠다고 답한 차주는 절반이 약간 넘는 54.7%로 나타났다. 이어서 디젤하이브리드는 22.1%, 전기트럭과 수소트럭은 각각 9.8%의 선택을 받았다. 액화천연가스(LNG)를 비롯한 천연가스트럭이 3.5%로 뒤를 이었다.

친환경 트럭 가격이 경유트럭과 동일하다고 가정할 경우, 구매의향은 2배 수준 증가했다. 앞서 9.8%씩 선택을 받았던 전기트럭과 수소트럭은 각각 15.8%, 24.6%로 전체의 40.4%까지 증가한 반면 경유트럭을 택한 응답자는 54.7%에서 19.3%로 감소했다. 

물류사, “친환경차 구매의향 있지만 나중에…”
물류기업은 친환경 트럭 구매에 더욱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친환경 화물차 구매의향’의 물음에 물류기업 11개사 중 55%가 향후 전기트럭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며, 수소트럭과 천연가스트럭을 선택한 기업도 각각 36%로 집계됐다.

다만, ‘향후 5년 이내 구매가능여부’에 대한 물음엔 전기트럭이 36%, 수소트럭 18%, 천연가스트럭 27%로 긍정 답변이 소폭 줄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녹색물류 실천 전략으로서 차종 전환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장래 공공 주도로 차종 전환 프로그램이 시행된다면 11개사 중 10개사가 참여의사를 표명했다. 특히, 과반수 조사기업은 차종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구매지원 강화, 차고지 중심 연료인프라 확대가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차고지 중심의 연료충전소 구축 선행 필수
차주와 물류기업 모두 친환경 트럭 구매에 있어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부족한 충전소’를 꼽았다.

먼저 차주의 경우 ‘친환경 화물차에 대한 우려사항’에 대한 물음에 ‘연료인프라 부족’과 ‘차량성능문제’라고 답한 비율이 각 30.9%에 달했다. 이어 ‘높은 구매 비용’ (12.6%), ‘연비 불신’(10.9%), ‘유지관리 문제’(7.8%) 순으로 나타났다. 

지원정책별로는 차고지 연료충전소 구축시 63.8%가 구매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며, 그 외 구매보조금 및 조기폐차 지원금 상향 등 재정적인 지원, 중고차 가격보장, 유지관리비용 할인, 무상 보증기간 연장 등의 운영단계 지원 등도 구매의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류기업 역시 친환경 화물차 도입의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충전 인프라 문제를 꼽았다. 전체 11개사 중 9개사(82%)가 친환경 트럭 구입을 꺼리는 이유로 ‘초기 연료인프라 문제’를 지목했으며, 뒤이어 ‘차량 기술의 불안정’(5개사, 45%), ‘높은 초기 투자비용’(4개사, 36%)을 꼽았다.

기업이 화물차주보다 충전소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모양새로, 설문조사 기간 당시 물류기업 11개사가 보유한 화물차 총 8,912대 중 단 2대만이 친환경 LPG 트럭을 운영하고 있었으며, 향후 친환경 트럭 구매계획을 확정한 회사는 전기트럭 3대를 구매하겠다고 밝힌 2개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기도 남양주시 건설현장에서 만난 한 덤프트럭 차주는 “덤프트럭도 전기트럭이나 수소트럭으로 출시되면 구매를 고려해보기 위해 추이를 계속 지켜보고 있다.”며, “어차피 경로가 왕복으로 거의 정해져 있으니 찻값 괜찮고, 중고차 가격 보장되고, 차고지나 상차지에 충전소가 많이 있으면 구매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하지만 희망 사항일뿐 차도 없고, 찻값도 비쌀 것 같고, 충전소 보급엔 한세월이니 영업용 넘버(번호판) 지원이나, 파격적인 구매지원 보조금 지원이 없으면 위험을 감수하고 구매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친환경 트럭 논하려면 현재 주유소만큼이나 충전소 설치, 하다못해 계획이라도 내놔야 할 것 아니냐.”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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