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시대 가장 효율적인 내연기관 ‘디젤 엔진’
완숙한 기술력 불구, 강력한 배기가스 규제로
상용차업계 기술개발 한계, 차주들 찻값 부담
전기·수소 등 대체 연료로 전환 가속화 계기

대형 디젤트럭들
대형 디젤트럭들

현존하는 가장 효율적인 내연기관으로 꼽히는 디젤 엔진이 이제 막 상용화 단계에 접어든 전기는 물론, 검증과정을 거치고 있는 수소전기에도 밀려, 현재는 퇴출당할 운명에 놓였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높은 연비와 저렴한 기름값으로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것과는 전혀 상반된 분위기다.

디젤 엔진은 소음과 진동이 심하지만, 효율이 높고 강한 힘을 발휘해 주로 선박이나 버스, 트럭 등에 사용됐으며, 2000년대부터 승용차에도 널리 쓰이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2012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질소산화물과 입상자물질을 포함한 디젤 배기가스를 석면·타르·카드뮴과 같은 1급 발암물질로 규정, 디젤 차량이 환경오염의 한 요인으로 지목되면서 클린 디젤이라는 이미지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여기에다 2015년 디젤게이트 사건(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사건)과 2018년 BMW의 EGR 설계결함으로 인한 다량의 차량 화재 사건으로 인해 디젤 엔진의 인기는 급속히 식어갔으며, 최근 발생한 요소수 사태까지 디젤 엔진은 곧 사라져야 할 구시대적 산물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승용과 소형트럭과는 달리 아직 마땅한 대체제가 없는 국내 중대형 트럭. 이 분야에서 유럽, 중국, 미국 등 선진 상용차 시장은 이미 탈 디젤 물결에 올랐으며, 한국은 극히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는 형편이다.

배기가스 규제 강화될수록, 디젤 가치는↓
언급했듯 날로 배기가스 규제가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디젤 엔진의 입지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물론 디젤 엔진에 배기가스 저감장치를 장착하면 오염물질 배출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디젤 엔진에 이들 장치를 장착하면 추가 비용이 발생해 찻값을 상승시킬 뿐만 아니라 차량의 성능이나 연비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는 데 있다.

현재 배기가스 규제치인 유로6(Euro 6)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거의 필수적으로 탑재되는 배기가스 저감장치는 DPF(디젤분진필터), EGR(배기가스재순환장치), SCR(선택적환원촉매장치), DOC(디젤산화촉매장치), LNT(희박질소촉매장치) 등이 있다. 이 저감장치를 통해 엔진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를 필터로 거르고, 이를 다시 재순환 시킨 다음 오염물질을 무해화시킨다. 그러다 보니 디젤 엔진 본연의 성능을 모두 활용할 수 없을뿐더러, 새로운 저감장치가 부착될 때마다 차량 가격이 크게 상승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에는 승용 디젤은 가솔린, 하이브리드 차종과 가격경쟁하기 어려워질 정도로, 찻값이 올라, 현재 디젤 세단은 단산수순을 밟고 있는 추세이며, SUV의 경우 하이브리드 등으로 유도되고 있다.

화물차의 경우 디젤 엔진 아니면 선택권이 없는 만큼, 배기가스 저감장치가 부착될 때마다 꾸준히 찻값이 인상되어 왔다. 대표적으로 2015년(유로5→유로6), 2017년(유로6A→유로6C) 2022년(유로6C→유로6D) 배기가스 규제가 강화될 때마다 찻값이 수백만 원가량 인상됐다.

농익은 디젤 기술력 뒤로하고 에너지 세대교체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디젤 엔진은 그야말로 완숙함에 젖어 들었다고 보고 있다. 앞서 언급한 5종에 달하는 배기가스 저감장치로 인해 디젤 엔진이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규제가 강화될 때마다 오히려 더 센 출력에, 높은 연비 효율을 뽑아내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모든 내연기관 자동차의 퇴출을 목표로 ‘내연기관에 적용하는 마지막 배출 규제’라 할 수 있는 차세대 배기가스 규제 ‘유로7’에 대한 논의가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유로7 예상적용 시점인 2025~2027년을 기점으로 하여 승용차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로 상당수 넘어 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용차 부문은 유로7 발효기간 동안 다시 한 번 디젤 엔진에 생명을 불어 넣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시 말해 지금은 디젤 엔진의 기술력이 가장 꽃 핀 시기이자 기술적 한계점에 봉착한 시기로 유로7 발효를 통해 에너지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디젤 엔진에 대한 불신이 상용차로까지 번진 가운데 전기나 수소전기 등의 친환경 자동차 등장을 앞당긴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가 산업경제의 발판인 트럭의 경우, 2050년까지 디젤 엔진의 수요가 지속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승용 모델의 전동화와 별개로 완전한 디젤 엔진의 퇴출은 2050년 이상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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